▲ 만남과 환영의 시간.

종단이 20대 청년들에게 불교가 오늘날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동시에, 출가가 다양한 삶의 선택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청년출가학교(학교장 법인스님, 교육원 교육부장)가 문을 열었다. 교육원은 지난 1일 해남 미황사에서 출가학교 입재식을 갖고 8박9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이번 출가학교에는 남행자 19명, 여행자 22명 등 총 41명의 청년출가자들이 동참했다. 모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행운의 주인공들이다. 한 달간의 모집기간 동안 총 272명이 지원했다. 특히 여행자들이 전체 지원자의 70%를 차지하는 등 비율이 월등히 높아 남행자보다 좁은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참가자들 이력도 다양하다. 출가를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부터 대학생, 해외 유학 중인 학생, 공무원, 간호사 등이 여러 직군이 함께 했다. 출신학교나 직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솔직한 자기소개서에 많은 비중을 뒀다는 후문이다. 출가학교장 법인스님은 “자기소개서를 읽다보니 자신의 삶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총명하고 맑은 청년들이 많았다”며 “모두 선발하지 못해 안타까울 정도로 참가자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 예절습의를 배우는 모습.

참가자들은 8박9일간 이어질 출가학교에서 교수사와 지도법사로부터 강의를 듣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수행과 상담, 즉문즉답도 예정돼 있다.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스님이 ‘마음살핌 마음나눔’에 대해, 조성택 고려대 교수가 ‘청년, 불교와 만나다’를 주제로, 고미숙 고전평론가가 ‘삶을 위한 인문학’에 대해 강의한다. 또 실상사 회주 도법스님이 ‘사람사는 세상을 말한다’를 주제로 강의하고, 교수아사리 자현스님이 ‘불교 문화로 읽다’에 대해, 미국 뉴햄프셔대 교수 혜민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법인스님과 금강스님, 교수아사리 원영스님 등도 지도법사로 참여해 참선 예불, 사불, 사경, 산행, 바닷길 걷기 등을 함께 하고 출가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출가안내도 한다.

   
▲ 계의식 때 전체 삭발하지 않고 모든 대중이 머리카락 일부를 잘라 개인 이름을 적은 작은 봉투에 담아 모두 항아리에 담아서 부처님 앞에 올렸다.

법인스님은 “출가학교를 통해 오늘날 한국의 20대 청년들이 갖고 있는 현실적 고뇌나 어려움을 공유하는 한편, 부처님 가르침과 출가에 대한 익숙함을 심어줄 것”이라며 “출가학교가 끝난 이후 달라질 청년출가자들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출가학교에 청년들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종단은 청년들을 위한 출가학교를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교구본사 등 전국의 사찰에서도 청년들을 위한 배움터를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