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1-10 14:04
미황 달마선원의 울력거사 되다.
 글쓴이 : 恩覺
조회 : 389  

새해 둘째날 월요일 아침 미황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켠에 들어 그길로 주섬주섬 챙기고는 휘리릭 떠났습니다.

500km에 이르는 미황 가는길은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지만 떠나는 마음, 그곳에 간다는 기쁨과 즐거움속에 도착했고여.

연전 새로이 오픈한 달마선원 끝자락방을 주지스님께서 저혼자 쓸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룰루랄라 올라간 달마선원

그곳은 참사람의향기등 참선을 수행할수 있는 선원으로 안쪽문이 알미늄새시 유리창문으로 따뜻함이 오래가며 소나무 향기

가득한 선원 이었습니다.


좋은점은 저녁이면 가로등 하나 없어 해남의 밤하늘 별들을 오롯이 즐길수 있는 곳입니다. 다니기에는 어두워 조심해야 합니다.

늦은밤 호피무늬 진돗개 "달프"(현공스님께서 키우시는 달마산 울프)가 어둠속 다가와서 쳐다보는데 약간 놀라기도 합니다.

마당이 참 널직하니 좋구여 하루는 싸리빗질 이곳저곳, 또 하루는 선원창문 닦아 보기도 하고, 선방 청소도 하는 약간의 울력에

시간을 써 보기도 합니다. 세면장 따뜻한 물로 손이 시렵지 않아 좀 수월했다는...

금강스님 쓰시는 방에선 단팥빵이 있던데 스님 빵드실적 물이나 음료를 꼭 함께 드셔야 합니다.


선방 가운데 모신 달마선사를 마주하고는 좌선을 해 보았답니다. 좌선을 한참 하다보면 달마선사께서 저에게 무어라 말씀하시는지

마치 염불하시는듯 입술이 약간씩 흔들리며 움직이시는듯 저에게 쏘아주시는 선사의 눈빛에 착시가 올 즈음 30분이 지납니다.

저에게 좌선의 한계는 삼십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혼자하는 좌선도 나름 좋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오전 울력과 좌선 그리고 사시예불 중에 오체투지의 108배는 하루중의 오전이 금방 지나가게 합니다.

달마산에 부엉이가 있습니다. 오후나절 부도전과 너럭 바위들 많은 곳 지나 도솔암 가는 숲속길가에 나무덩굴로 보이는

아담한 수풀속에 회색빛 떨이 수북하고 검은 눈썹과 통통한 몸매의 부엉이가 사는 곳이 있습니다. 가시는 길에 눈여겨 보시는 것도

재밌을듯 하여 알려드립니다. 가까이 가시지는 마시고여.

그렇게 금요일까지 선원 끝자락 방에 기거 하였습니다. 수류개화 다방에서 차를 두어번 밖에 마시지 못함이 못내 아쉽기는 합니다.


마침 한문학당이 시작되어 아이들 쉬는 시간이면 조용하던 경내가 야단법석이 되어 즐거웠구여. 천진난만한 아이들도

예불시간이면 조용히 앉아 예불에 참여하는 모습이 기특하게 보였습니다. 학당수행도 이틀남짓 그 끝이 보이는 군여.

도자기체험 후 자장면 먹기, 군고구마, 떡매 체험들을 잘했나 모르겠습니다. 참여해주시는 선생님들도 많으셨구여.


그렇게 보낸 미황에서의 정유년의 시작점, 폐부 깊숙히 담아온 달마산의 맑은 공기와 기억들의 소비기한이 짧아질까

두렵네여. 다시 돌아온 바깥 세상에선 어렵게 새겨넣은 미황의 세포들이 하나둘 곡차의 향기로 치환되는 중입니다.

어지러운 마음이 순수함으로 정화되어 시작된 한해, 올해엔 또 어떤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하기도 합니다.

변화무쌍한 인생의 중간에서 미황을 만나 다행입니다. 마음은 언제나 미황에 가 있습니다.

다시 찾아뵐 그날까지 미황, 미황 하며 기다립니다.

차가운 날씨 감기조심하시고 하시는 일들마다 잘되어 늘 행복하시고 성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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