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9-17 20:35
고요한 환경에 집착하지마라
 글쓴이 : 금강
조회 : 1,418  
고요한 환경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몇 해 전 서울에 소임을 맡은 도반스님의 숙소에서 하룻밤 자는데 밤새도록 잠을 못 이루었다. 숙소가 도로 근처여서인지 차가 지나가는 소리와 사이렌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 기계소리가 끊임없이 어디에선가 들려오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불빛이 밤이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수도승(수도 서울에 사는 스님)은 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바람소리로 들어야하고, 사람의 말소리가 새들의 노래 소리로 들려야 한다고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내다 얼마 전에 다시 소리 때문에 서울에서 하룻밤을 꼬박 지샜다. 매일 이보다 더 시끄러운 생산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문득 부끄러워졌다.
산사의 여름 오후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인적은 없고 햇살만 가득한 널찍한 마당을 마주하기 어려울 때는 가끔 음악을 듣는다. 그 적막한 고요함을 깨뜨릴까봐서 음악도 조심스럽다. 산중에 어울리는 음악은 피아노 연주이다. 선율 사이로 고요함과 새소리, 바람소리도 들려온다.
 
언제부터인가 환경의 고요함을 즐기게 되었다. 그런데 옛 스승인 박산 무이선사는 수행자가 환경의 고요함을 찾는 것을 크게 경계한 바 있다.
참선하는 데는 무엇보다 고요한 환경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고요한 환경에 빠지게 되면 사람이 생기가 없고 고요한 데 주저앉아 깨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개 사람들은 시끄러운 환경을 싫어하고 고요한 환경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수행자가 항상 시끄럽고 번거로운 곳에서 지내다가 한번 고요한 환경을 만나면 마치 꿀이나 엿을 먹는 것과 같이 탐착하게 된다. 이것이 오래 가면 스스로 곤하고 졸음에 취해 잠자기만 좋아하게 되니, 그리 되고서야 어찌 깨치기를 바라겠는가.
참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머리를 들어도 하늘을 보지 못하고, 머리를 숙여도 땅을 보지 못하며, 산을 보아도 그것은 산이 아니요, 물을 보아도 그것 역시 물이 아닌 경지에 있어야 한다. 가도 가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은 줄 모르며, 천사람 만사람 가운데 있어도 한 사람도 보지 못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오로지 화두에 대한 의문뿐이니, 그 의문을 깨뜨리지 않고서는 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가끔 집에서 참선 수행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혼자 수행을 하다보면 나태해지기 쉽다고 절로 찾아오는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