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2008 여름1차 세번째이야기 (2008.7.29) > 한문학당자료실

본문 바로가기
자료실

글 - 2008 여름1차 세번째이야기 (2008.7.29)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8-08-02 17:49 조회3,048회 댓글0건

본문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이 어려울 법도 한데 대행 스님의 종소리에 모두들 잘 일어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검푸른 하늘을 뒤로 하고 차수하여 새벽 예불을 드리러 가는 아이들의 뒷보습이 무척이나 의젓합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합장 반배와 삼배를 마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예불을 마칩니다.
일어나서 처음 내뱉는 말이 거룩한 예불문이어야하기에 아이들은 조용히 묵언합니다.
 
도량을 거닌 후 승묵 스님과 승민 스님께 청정수를 받아듭니다.
청정수를 담은 그릇이 자기 자신의 마음 그릇이라는 것을 아는 듯이 부도전을 향해 걷는 모습이 조심스럽습니다. 아직은 물이 출렁이고 쏟기도 하여, 아이들이 흘린 물자국을 보고도 부도전 가는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보시반 정우는 부도전에 도착했을 때 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지만, 청정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포행을 다녀와 손을 씻고 자연스럽게 합장하고 발우 공양문을 소리내어 읽고 맛있게 아침 공양을 합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 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음을 깨달아가며 이제는 물 한 방울, 곡식 한 톨도 소중히 생각하며 깨끗하게 먹습니다.

오늘은 달마산 생태 체험을 하는 날입니다.
매일 아침 다니던 길이지만 오늘을 왜지 새롭게 느껴집니다.
숲 해설가 선생님을 따라 숲길을 걸으며 걷는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하고 발걸음은 가볍기만합니다.
코르크 마개를 만드는 재료가 되는 굴참나무, 회초리와 빗자루 재료로 쓰이던 싸리나무, 할머니 머릿기름을 만들 수 있는 동백나무 등을 직접 손으로 만져봅니다.
올라가는 길에 대나무 잎을 따다 풀피리를 부는 소리가 온 숲을 울립니다.
아직 어미새의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새알도 조심스럽게 꺼내어 만져봅니다.
우리의 부모님도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서 길러 주셨음을 아이들은 알까요?
부도전 옆 개울가에 도착해서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이내 가재를 잡으로 도랑으로 갑니다.
조심스럽게 돌을 들춰보며 가재를 잡았을 때에는 '와~!'하는 탄성이 여기 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오늘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이며 생명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생태 체험을 마치고 자하루에 둘러 앉아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사포에 나무토막을 정성스럽게 문질러야만 나이테가 선명이 나온다는 말에 말 한 마디 하지않고 고개 숙여 열심히 사포질을 하는 아이들의 이마에는 땅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무 토막에 귀한 무환자 열매를 끼우고 매듭을 지어 목에 걸었습니다.
자기가 만든 목걸이를 건 친두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하고 어깨는 절로 펴집니다.
마치 나무 한 그루를 다 가진 듯이 행복해보입니다.

이제 선생님이 시키지 않아도 소임지 청소를 척척 해내고, 집에서는 한번도 해보지 못했을 손빨래도 스스로 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워 지도자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바쁩니다.

잠자기 전 참회와 다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둘러 앉아 오늘 하루를 조용히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잘못을 감추기 보다 뉘우치고 용서를 빌어 마음의 짐을 더는 시간입니다.
스님의 말씀에 잘못을 한 친구들이 스스로 일어나 친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삼배로 참회합니다.
눈물을 글썽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순수함이 묻어납니다.
이렇게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 하고 모두들 잠자리에 듭니다.
내일은 쪽빛 염색을 하는 날입니다.
모두들 내일을 기대하는 표정으로 웃으며 잠이 듭니다.
이제 아이들이 미황사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주소 :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길 164 (59061)
전화번호 : 061)533-3521 팩스 : 0303)3130-3521
이메일 : dalmaom@hanmail.net
사업자등록번호 : 415-82-06667
통신판매번호 : 2013-전남해남-00001

© 2020 대한불교조계종 미황사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