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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황사 칼럼

절집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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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3-24 17:57 조회2,7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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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신발

절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용한 신발은 고무신과 털신이다.

가성비 최고의 신발이다.

5천원에서 7천원 남짓이면 살 수 있는데다 관리도 편하다.

고무신은 비누칠 한 번이면 깔끔한 새 신발이 된다.

탈탈 털면 금세 말라 신을 수 있다.

흙길을 오가는 절의 특성상 더러워지는 일이 많은데

이만한 신발이 없다.

물론 미끌거리고 뒤꿈치가 쓸리는 단점은 있다.

하얗게 빛나는 흰 고무신 신고 있으면
 
청빈한 수행자가 된 듯 괜스레 자신감이 생긴다.

신고 벗기 편한 털실은 덤으로 따듯하기까지 하다.

매운 바람 부는 산사의 추위 쯤 끄떡없다.

먼지가 묻을라치면 물로 쓱 닦으면 금세 깨끗해진다.

어쩌다 내리는 눈길을 걸을라 치면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는 봐줄만 하다.

절 식구들이 즐겨 신는 고무신과 털신은

다 똑같이 생겨 누구의 것인지 헷갈리는 게 큰 단점이다.

그래서 자기만의 표식을 해두어야 한다.

별 동그라미 눈썹달 하트 이니셜 등

자기만의 그림을 그려놓는데 그걸 보는 즐거움도 좋다.

이제 슬슬 털신을 갈무리하고 고무신을 꺼내야 할 때다.

부지런한 템플스테이 팀이 흰 고무신을 꺼내

하얗게 빨아 햇볕바라기를 시켜놓았다.

새하얀 흰 고무신.

그 옆에서 나도 하얗고 깨끗하게 마르라고 햇볕바라기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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