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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본 미황사

[해남의 봄] 수행하며 해탈에 이르는 ‘달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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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2 작성일21-04-28 11:13 조회9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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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의 봄] 수행하며 해탈에 이르는 달마의 길

글 손수원 기자 

사진 김종연 기자

 

 

입력 2021.03.26 09:20

2017년 달마산 옛길 정비해 개통17.7km 4개 코스마다 특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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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산 기암괴석 사이에 둥지를 튼 도솔암. 남도 바다가 훤히 바라다 보이는 속세의 풍광이 아름답기만 하다.


인도 파사국의 왕자였던 달마達摩는 중국으로 건너가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수련을 한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달마대사는 이전의 경전 중심의 교종 불교를 탈피해 좌선 중심의 선종禪宗을 창시했다. 선종은 글씨나 불경을 잘 모르더라도 참선을 통해 수행하고 선행을 쌓으면 누구나 부처의 가르침을 깨달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체계적인 불경 공부로 깨달음을 구할 수 있다는 교종이 득세하던 중국에서 선종을 주창한 달마는 배척당했고, 결국 여섯 번이나 독을 맞아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달마는 죽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이 세계와 인연이 끝났음을 알았고, 여섯 번째 독약을 먹고 속세를 떠난 것이었다.

3년 뒤 달마는 파미르고원에 나타나 주장자(선사가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에 신발 한 짝을 걸고는 서쪽(인도)으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서쪽이 아닌 동쪽의 나라, 그중에서도 해남에 달마의 이름을 딴 산이 있는 연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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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 바위 능선이 훤히 올려다 보이는 미황사.


달마산 훼손 안타까워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

이에 대해서는 미황사의 옛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달마산達摩山(489m)은 달마대사의 법신法身이 계시는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을 보면 고려시대인 1218, 중국 남송의 배가 해남 앞바다에 표류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달마산을 보고 이름만 듣고 멀리 공경해 마지않았더니 가히 달마대사가 살고 계실 만하다며 감탄했다는 내용이 있다

달마산은 낮은 산임에도 설악산 공룡능선 못지않은 암릉을 뽐낸다. 관음봉~불썬봉~도솔봉까지 약 6km 능선은 남도의 금강산이라고 불린다. 201711, 달마산 주변 7~8부 능선에 있는 옛길을 이은 둘레길이 탄생했다. 그것이 바로 달마고도達摩古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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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고도는 기존에 있던 임도와 옛길을 이었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으로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이라는 긴 수식을 달고 있는 달마고도는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땀과 노력으로 만든 길이다. 1,0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옛길에는 철심과 말뚝, 밧줄이 난무했다. 금강스님은 달마대사의 법신이 모셔진 달마산이 이렇게 훼손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옛길을 이어 자연 친화적인 치유의 길로 만들었다

250여 일 동안 날마다 40여 명의 인부가 지게와 손수레에 돌을 실어 날랐고 손과 삽으로 돌을 깔아 길을 내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계는 일절 쓰지 않았다. 산비탈을 깎아야 하는 구간에서도 오롯이 사람의 손으로 길을 만들었다. 그렇게 옛길을 자연친화적으로 이은 달마고도는 미황사에서 출발해 큰바람재~노시랑골~몰고리재를 지나 미황사로 되돌아온다. 총 길이는 4개 코스에 17.7km이며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6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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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너덜겅지대를 걷는다.


수많은 너덜겅에 새겨진 세월 

박미례·김용일 달마고도 트레킹가이드와 함께 1코스를 걷는다. 미황사에서 출발해 큰바람재에 이르는 길로 2.71km 거리다. 달마산의 특징인 너덜지대와 암자 터, 계곡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달마고도는 코스마다 별칭이 있어요. 1코스는 출가의 길’, 2코스는 수행의 길’, 3코스는 고행의 길’, 4코스는 해탈의 길이에요. 스님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기도 하고, 코스마다 각기 다른 특징에서도 이를 연상할 수 있어요.”

김용일 가이드가 달마고도의 스토리텔링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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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고도 초입에 있는 비석.


남도 특유의 난대림 숲이 나타난다. 동백나무와 굴참나무, 시누대가 자라는 숲을 지나면 편백나무가 나타나고 그 사이에서 소나무가 넌지시 몸을 드러낸다. 어느 순간엔 참나무와 예덕나무도 나타난다. 발밑에서 조용히 고개를 드는 야생화도 이 길의 주인공들이다

이게 너덜겅지대예요. 달마고도에선 특히 자주 마주쳐요.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달마산의 자랑이죠.”

달마산은 14,400~6,5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때 격렬한 조산과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다. 오랜 세월 바위가 얼고 녹는 것을 반복하면서 바위가 깨져 떨어지고 바람에 깎이면서 너덜겅이 생긴다. 너덜겅은 지질학용어로 애추崖錐 또는 스크리Scree라고 부르는데, 모서리가 날카롭게 각진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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